GM의 미국 올인 전략, 한국사업장엔 호재일까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경쟁이 미국으로 집중되면서 GM 본사는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을 극대화하는 '린(lean) 경영'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중국 시장에서 주춤한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토요타 등이 미국을 새로운 거점으로 삼아 공세를 펼치자, GM 역시 보급형 라인업을 앞세워 방어선 구축에 나선 모습인데요.
이 과정에서 한국사업장이 중요한 전진기지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미국 내 신차 가격이 5만 달러를 넘어서며 부담이 커지자 시작가 3만 달러 미만의 가성비 모델 수요가 폭발했고, 그 중심에 한국에서 만들어 수출하는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죠. 본사의 요청에 따라 2026년 생산 목표도 약 50만 대 규모로 크게 늘어났습니다.

50만 대 생산 달성 뒤에 숨은 편중 리스크
공장이 바쁘게 돌아가는 점은 반가운 소식이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불안 요소도 적지 않습니다. 한국사업장 수출의 약 85%가 미국이라는 단일 시장에 쏠려 있고, 수출 물량의 80% 이상이 트랙스 한 차종에 집중되어 있는 구조입니다.
미국 소형 SUV 시장은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들이 인센티브를 늘리며 치열하게 겨루는 장소입니다. 시장 경쟁이 더 과열되면 15%의 관세를 안고 수출되는 한국산 차량의 수익성이 가장 먼저 흔들릴 수 있죠. 여기에 0.9% 수준까지 떨어진 내수 점유율과 영업·정비망 고정비 역시 본사의 비용 절감 타깃이 될 우려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진짜 고비는 2028년, 전동화 물량이 생존 열쇠
가장 결정적인 분기점은 2028년이 될 것 같습니다. 2018년 산업은행과 맺었던 10년 기한의 사업 유지 합의가 2028년에 끝나기 때문이죠.
문제는 현재 한국사업장에 하이브리드나 전기차 같은 전동화 모델의 생산 배정이 전혀 없다는 점입니다. GM 본사가 2028년부터 배터리 원가를 낮춘 보급형 전기차를 미국 현지에서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하면, 한국산 내연기관 소형 SUV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장기적으로 한국사업장이 단순한 미국 수출용 내연기관 공장으로 남지 않으려면, 다가오는 차세대 신차와 친환경차 물량을 사전에 확보하는 결단이 시급해 보입니다.

Editor's Note
한국사업장은 뛰어난 제조 품질과 가격 경쟁력으로 GM 글로벌 네트워크 안에서 가장 효율적인 내연기관 생산 거점 입지를 다져왔습니다. 미국 현지에 새 공장을 짓는 것보다 한국에서 만든 트랙스를 수출하는 편이 관세를 감안하더라도 원가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점이 이를 입증하죠.
그러나 전동화 전환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내연기관 소형 SUV 단일 타깃 전략은 유통기한이 정해진 시한폭탄과도 같습니다. 2028년 산업은행 약정 만료와 GM 본사의 차세대 배터리 탑재 전기차 출시 시점이 맞물리는 순간, 한국사업장의 입지는 순식간에 흔들릴 수 있습니다. 지금의 50만 대 생산 호황에 안주하기보다, 하이브리드나 전기차 같은 차세대 물량을 한국 공장에 유치해 내는 현실적인 생존 전략이 필요한 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