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살만 왕세자의 야심작, 제로백 2.1초 의 시어 엑소봇 세단·SUV 공개
석유 이후의 시대를 준비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비전 2030' 프로젝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분야 중 하나가 바로 제조업, 그중에서도 자동차 산업입니다.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설립한 첫 독자 자동차 브랜드 '시어(CEER)'가 마침내 브랜드의 플래그십 모델인 '엑소봇(EXOBOT)' 세단과 SUV를 동시에 선보였습니다.

사우디 킹 압둘라 경제도시(KAEC)의 최첨단 생산 공장에서 전량 양산될 엑소봇은 단순히 오일머니를 들여 만든 차에 그치지 않습니다. 설계와 엔지니어링 단계부터 중동 특유의 혹독한 기후와 도로 조건에 철저히 맞춰 개발된 완성형 전기차라고 볼 수 있죠.

사우디 유적지에서 따온 바이오메카닉 디자인과 샤힌 윙 도어
외관 디자인부터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정지 상태에서도 앞으로 튀어나갈 듯한 웨지 프로필에, 사우디의 고대 유적지인 '헤그라'의 건축 양식을 재해석한 바이오메카닉 미학을 접목했습니다. 세단 모델은 전장 5,260mm, SUV는 전장 5,020mm에 달하는 당당한 대형 차체를 자랑합니다.

특히 자동차 역사상 가장 거대한 2,400mm 길이의 윈드실드와 함께, 사우디를 상징하는 매인 '샤힌'의 날개짓을 형상화한 3m 길이의 '샤힌 윙 도어'가 탑재됐습니다. 버튼 하나로 유려한 호를 그리며 위로 열리는 도어 덕분에 승하차 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존재감과 편의성을 동시에 누릴 수 있습니다.

1,111마력의 무시무시한 성능과 65도 폭염을 견디는 '하일로 쿨링'
스펙 역시 하이퍼카 수준입니다. 엑소봇은 3개의 전기모터로 작동하는 올휠드라이브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최고출력 1,111마력, 최대토크 1,500Nm라는 괴물 같은 힘을 뿜어냅니다. 세단 기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2.1초에 불과합니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기술은 중동의 혹독한 기후에 맞춘 열관리 시스템입니다. 독자 개발한 '하일로 쿨링(Halo Cooling)' 기술 덕분에 바깥 기온이 섭씨 65도에 육박하는 폭염 속에서도 실내 온도를 단 10분 만에 32도까지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특수 포일과 삼중 은코팅 글래스를 겹겹이 배치해 태양열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방식이죠.

스티어 바이 와이어와 8K 디스플레이, 첨단 사양의 집약체
주행 감각을 살리기 위한 기술적 시도도 돋보입니다. 물리적 조향축을 없앤 '스티어-바이-와이어' 기술을 도입해 스티어링 휠 조작 각도를 기존 400도에서 160도로 획기적으로 줄였습니다. 여기에 후륜 조향 시스템까지 더해져 대형 세단임에도 좁은 공간에서 정교하고 민첩한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실내에는 48인치 8K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운전석부터 조수석까지 시원하게 이어지며, 차량 내부 표면 전체를 스피커로 활용하는 차세대 오디오 시스템까지 품었습니다. 112kWh 배터리를 얹은 퍼스트 에디션의 경우 1회 충전 주행거리가 세단 기준 670km에 달하며, 800V 고전압 시스템으로 30분 미만의 초고속 충전을 지원합니다.

Editor's Note
중동 자본이 자동차 산업에 투자한다는 소식은 더 이상 생소하지 않지만, 이번 시어 엑소봇의 공개는 그 결이 조금 다릅니다. 해외 브랜드의 지분을 사들이거나 단순 조립 공장을 세우는 수준을 넘어, 사우디아라비아라는 국가적 정체성을 담은 자체 독자 브랜드를 하이엔드 전기차 시장에 직접 던져놓았기 때문입니다.
1,111마력이라는 압도적인 퍼포먼스와 혹서기 기후에 특화된 독자적인 하일로 쿨링 엔지니어링, 그리고 스티어 바이 와이어까지 최첨단 모빌리티 기술을 아낌없이 쏟아부었습니다. 2030년까지 7개 라인업을 확보하고 생산 인도 기간을 주 단위로 단축하겠다는 전략이 과연 글로벌 프리미엄 전동화 시장에서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흥미롭게켜볼 대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