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 끝난 자동차 시장, 2.3%까지 폭락한 영업이익률
완성차 업계에 불어닥친 수익성 한파
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둘러싼 경고음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차가 안 팔리는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차를 팔아 남기는 이익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는 점인데요.
독일 자동차경영연구소(CAM) 및 주요 글로벌 20개 완성차 제조사 실적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7.9%에 달했던 업계 합산 영업이익률은 2025년 2.3%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2026년 상반기 역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6% 이상 감소하는 등 이익률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있죠.

왜 갑자기 이익이 줄어들었을까요?
불과 2~3년 전만 해도 반도체 부족 현상 덕분에 할인 없이 고가 차종 위주로 차를 팔며 높은 수익성을 누렸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이익 하락을 이끄는 주요 요인은 네 가지 정도로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전기차 전환 속도가 조정되면서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전기차 생산 라인과 개발비를 동시에 부담해야 하는 파워트레인 중복 비용이 커졌습니다. 둘째, SDV나 AI 같은 미래 기술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R&D 비용은 계속 들어가는데 비해 당장의 수익 창출은 더딘 상황이죠.
셋째, 중국 자동차 기업들이 낮은 수익성을 감수하면서 유럽 등 해외 시장으로 공급을 대폭 늘려 가격 경쟁이 매우 치열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미국과 유럽의 관세 인상 및 현지화 요구로 인해 글로벌 통합 생산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지역별 고정비 부담이 늘어난 점도 큰 원인입니다.

제조사별로 엇갈리는 희비
재미있는 점은 이런 산업 악재 속에서도 기업별 실적 양극화가 뚜렷하다는 것입니다. 미국 전동화 속도가 조절되는 과정에서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충실히 갖춘 현대차그룹이나 토요타, 그리고 신흥 시장 기반이 튼튼한 스즈키 등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지켜냈습니다.
반면, 전기차 전환 전략을 급격히 수정하며 일회성 손실 비용을 대거 반영한 스텔란티스, 포드, 혼다 등은 이익이 크게 줄었습니다. 테슬라 역시 가격 할인 경쟁과 AI 관련 R&D 투자가 급증하면서 이익률 감소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Editor's Note
과거 자동차 산업에서는 경기 회복에 맞춰 공장 가동률을 올리고 판매량을 늘리면 자연스럽게 수익성도 따라 올라가는 공식이 성립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수익성 저하는 단순히 경기 변동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전동화, SDV, 공급망 분절이라는 구조적 변화가 가져온 비용 상승이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죠.
결국 앞으로의 생존 싸움은 한 공장에서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유연하게 찍어낼 수 있는 생산 체계를 갖췄는지, 그리고 미래 기술 투자가 실제 판매와 이익으로 이어지는 실행력을 갖췄는지에서 갈릴 것 같습니다. 차를 얼마나 많이 파느냐보다, 변화하는 환경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익을 지켜내느냐가 완성차 기업들의 진짜 실력이 되는 시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