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비행'기능만 남았네요

Share
이제는 '비행'기능만 남았네요

중국 자동차 시장의 편의 장비 경쟁은 늘 상상을 초월해 왔습니다. 차 안에서 노래를 부르는 노래방 기능이나 음악에 맞춰 서스펜션이 춤을 추는 기술은 이제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 되었죠. 빌트인 냉장고나 AI 비서 같은 기능으로는 더 이상 소비자의 눈길을 끌기 어려워진 모습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리자동차가 선보인 대형 SUV '배틀쉽 700(Battleship 700)'은 아예 차를 물 위에 띄우는 편의 기능을 들고 나왔습니다. BYD의 고급 브랜드 양왕 U8이 보여준 비상 부유 기능을 한 단계 발전시킨 형태이죠.

진짜 프로펠러를 달고 물 위를 달리는 PHEV

기존 BYD 양왕 U8의 비상 부유 모드가 바퀴를 돌려 노를 젓듯 물 위에서 느리게 이동하는 방식이었다면, 지리 배틀쉽 700은 진짜 배처럼 스크류 프로펠러를 탑재했습니다. 차량 후면 머플러 팁처럼 보이는 위치에 11.5마력짜리 프로펠러 2개를 달아 물속에서 시속 4마일(약 6.4km/h) 이상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기능은 호수에서 유람을 즐기기 위한 용도는 아닙니다. 강하게 불어난 물이나 깊은 침수 지역에 빠졌을 때 탑승자를 안전하게 구출하기 위한 비상 탈출 시스템이죠. 최대 2시간 동안 물에 떠 있을 수 있고, 프로펠러 추진을 통해 40분간 물 위를 이동하며 소나 시스템으로 장애물까지 감지해 냅니다.

1,113마력의 성능과 고산지대용 산소 공급 기능까지

지상에서의 기본기 역시 남다릅니다.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3개의 전기모터가 합을 맞춰 무려 1,113마력의 최고출력을 뿜어냅니다. 47.14kWh 대용량 배터리를 더해 중국 CLTC 기준 총 주행거리가 1,100마일(약 1,770km)에 달하죠.

여기에 고지대 주행 시 기압 저하로 인한 호흡 곤란을 막아주는 실내 산소 공급 시스템까지 갖췄습니다. 전용 마스크나 차 내 산소 분사를 통해 고산지대에서도 안전한 이동을 돕는 방식입니다. 지리자동차는 내수 시장 판매에 이어 호주 등 글로벌 시장으로 수출 영토를 넓힐 계획입니다.

Editor's Note

중국 신에너지차(NEV) 시장의 레드오션화가 기이하고도 독창적인 기술들의 양산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스펙 경쟁이나 과시용 기능이라는 지적도 나오지만, 내천이나 하천 침수 사고 시 생존율을 극적으로 높여주는 비상 기술이라는 점에서는 기술적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내연기관 시절의 플랫폼 한계를 벗어나 모터 기반의 자유로운 차체 제어가 가능해지면서, 자동차라는 이동 수단의 정의가 지상을 넘어 수면으로까지 확장되는 모습입니다. 해외 시장 진출 시 각국의 규제와 안전 인증을 어떻게 통과할지, 그리고 이러한 과감한 기술 시도가 실제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빈 살만 왕세자의 야심작, 제로백 2.1초 의 시어 엑소봇 세단·SUV 공개
석유 이후의 시대를 준비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비전 2030’ 프로젝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분야 중 하나가 바로 제조업, 그중에서도 자동차 산업입니다.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설립한 첫 독자 자동차 브랜드 ‘시어(CEER)‘가 마침내 브랜드의 플래그십 모델인 ‘엑소봇(EXOBOT)’ 세단과 SUV를 동시에 선보였습니다. 사우디 킹 압둘라 경제도시(KAEC)의 최첨단 생산 공장에서
공장으로 들어온 휴머노이드, 보스턴다이나믹스 RMAC 개소
SF 영화에서나 보던 인간형 로봇이 자동차를 직접 조립하는 풍경이 생각보다 빠르게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보스턴다이나믹스가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내부 공간에 ‘로보틱스 메타플랜트 응용 센터(RMAC)‘를 구축하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는데요. RMAC은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차세대 2족 보행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가 실제 완성차 제조 현장에 배치되기 직전, 온갖
전기차 한파 속 현대차의 뜻밖의 돌파구, 로보택시
미국 전기차 시장을 둘러싼 분위기가 불과 1~2년 전과 비교해 크게 달라졌습니다. 정부의 보조금 혜택이 축소되고 연비 규제 완화 흐름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전기차 구매 열기도 다소 식었죠. 포드나 혼다 같은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전기차 투자를 줄이고 관련 자산의 손실 처리를 진행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의 선택은 달랐습니다. 현대차 호세

Read more

렉서스가 세단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 8세대 신형 ES 시승기

렉서스가 세단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 8세대 신형 ES 시승기

SUV가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은 요즘이지만, 세단이 주는 독보적인 승차감과 정숙성은 여전히 자동차 마니아들의 마음을 사로잡죠. 렉서스를 대표하는 간판 세단 ES가 8세대 풀모델체인지를 거쳐 국내 시장에 상륙했습니다. 대형 플래그십에 육박하는 차체와 압도적인 존재감 8세대 신형 ES는 개선된 GA-K 플랫폼을 기반으로 차체 크기를 대폭 키웠습니다. 전장은 상급 플래그십 세단인 LS에

By 원선웅
규제라는 방패와 현지화라는 창, 유럽 자동차 무대의 새로운 국면

규제라는 방패와 현지화라는 창, 유럽 자동차 무대의 새로운 국면

2026 파리모터쇼 현장은 확실히 2년 전과 분위기가 많이 달랐습니다. 모터쇼 전시장 곳곳을 채운 중국 브랜드들의 부스와, 개막 직전 발표된 EU와 중국의 하이브리드차 수입 상한제 합의 소식까지 어우러져 긴장감이 감돌았죠. 연간 35만 대라는 수입 제한 조치가 과연 유럽 시장의 흐름을 뒤바꿔 놓을 수 있을지 깊이 생각해 보게 만드는 순간이었습니다. 실적으로 확인

By 원선웅
르노의 한국 전략, 전기차보다 먼저 바뀌어야 할 것들

르노의 한국 전략, 전기차보다 먼저 바뀌어야 할 것들

르노가 한국 시장에서 새로운 방향을 잡고 있습니다. 2027년 하이브리드 신모델을 투입하고 2028년에는 국내 생산 순수 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입니다. 부산공장을 글로벌 수출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죠. 파리모터쇼에서 만난 르노의 글로벌 영업·기술·디자인 책임자 세 명의 발언을 종합하면, 르노가 준비하는 변화는 신차 몇 대를 추가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습니다. 생산기지의 역할과

By 원선웅
푸조가 선택한 멀티에너지와 원가 절감, 그리고 한국 시장의 미래

푸조가 선택한 멀티에너지와 원가 절감, 그리고 한국 시장의 미래

전통의 유럽 자동차 브랜드들이 급격한 전동화 파도 속에서 각자의 돌파구를 찾아 헤매는 요즘입니다. 이번 파리 모터쇼 현장에서 만난 푸조 브랜드의 수장, 알랭 파베이(Alain Favey) CEO와의 인터뷰는 푸조가 앞으로 어떤 생존 방식을 택했는지 명확히 보여주었습니다. 완벽한 순수 전기차 전환만을 강제하기보다 현실적인 타협안과 기술 혁신을 동시에 쥐겠다는 전략입니다. 고객의 선택권을 지키는

By 원선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