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주춤한 미국 시장, 현대차·기아 효자 모델은 따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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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주춤한 미국 시장, 현대차·기아 효자 모델은 따로 있었다

현대차와 기아가 지난 7월 미국 시장에서 정말 기분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었습니다. 두 브랜드 모두 역대 7월 중 가장 높은 판매량을 올렸는데요. 3개월 연속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아주 인상적입니다.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에서 8만 2,480대를 팔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성장했고, 기아는 7만 5,857대로 7%나 늘어났습니다. 미국 자동차 시장의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상황을 감안하면 유의미한 수치라고 볼 수 있죠.

이번 실적을 이끈 진짜 주인공은 '하이브리드'

그렇다면 이번 성장의 일등 공신은 누구일까요? 바로 하이브리드 라인업입니다.

현대차의 경우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엘란트라 하이브리드, 그리고 대표 효자 모델인 투싼이 역대 7월 최다 판매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투싼은 7월 한 달 동안에만 1만 9,714대가 인도되며 현대차 판매 1위를 지켰고, 엘란트라(1만 7,115대)와 싼타페(1만 3,373대)가 그 뒤를 든든하게 받쳤습니다.

기아의 하이브리드 상승세는 더 무서운데요. 기아의 하이브리드 전체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08%나 뛰어올랐습니다. 스포티지 하이브리드가 76%나 늘어난 것을 비롯해 카니발과 쏘렌토 하이브리드도 각각 16%씩 성장했죠. 브랜드 전체 판매 1위 역시 1만 6,083대를 기록한 스포티지가 차지했습니다.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순수 전기차(EV)

하지만 화려한 하이브리드의 성적표 뒤에는 전기차의 아쉬운 숨고르기가 있었습니다.

현대차 아이오닉 5는 7월 한 달간 3,636대가 팔리며 전년 대비 38% 감소했고, 아이오닉 6는 라인업 재편 등의 영향으로 판매량이 다소 크게 줄었습니다. 기아 역시 EV6가 47%, EV9이 5% 감소하며 전반적인 EV 라인업이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다만 올해 1월부터 7월까지의 누적 판매를 넓혀서 보면, 아이오닉 5가 2만 4,000대 이상 팔리고 EV9도 전년 대비 30% 이상 성장하는 등 차근차근 기반을 다져가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가 다시 하이브리드로 눈을 돌린 이유

미국 현지에서 전기차 상승세가 꺾이고 하이브리드가 폭발한 데는 명확한 이유가 있습니다.

최근 미국 현지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를 넘어서면서 유류비 부담이 크게 늘었습니다. 게다가 기존에 전기차 구매를 지원하던 7,500달러 규모의 연방 세액 공제(보조금) 혜택이 줄어들거나 종료되면서, 소비자들이 느끼는 전기차의 초기 구매 비용 부담이 커진 것이죠.

충전 인프라에 대한 불안감과 고물가 영향이 맞물리면서, 가장 현실적이고 경제적인 대안으로 '하이브리드'가 다시 떠오른 셈입니다.

Editor's Note

글로벌 완성차 시장을 보고 있으면 완성차 업체들의 상시적인 포트폴리오 유연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전기차로의 전환 속도가 미친 듯이 빨랐지만, 보조금 정책 변화와 경제 여건에 따라 소비자들의 선택은 언제든 유연하게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이번 7월 실적이 잘 보여줍니다.

현대차와 기아가 순수 전기차 올인 대신 고성능·고효율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차근차근 구축해 둔 덕분에, 시장의 갑작스러운 급변조에도 유연하게 대처하며 실적 방어를 넘어 역대 최대 기록까지 세울 수 있었습니다.

전기차 시장의 캐즘(시작 단계와 대중화 단계 사이의 수요 정체)은 당분간 지속될 수 있지만, 현대차그룹이 준비 중인 가격 경쟁력을 갖춘 보급형 EV 라인업과 현지화 전략이 본격화된다면 시장의 주도권은 다시 쥘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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