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로 채운 플래그십, 현대 더 뉴 그랜저 테크 팝업에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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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로 채운 플래그십, 현대 더 뉴 그랜저 테크 팝업에 다녀왔습니다

현대자동차가 서울 성수동 인포멀 스퀘어에서 아주 흥미로운 행사를 열었네요. 이름하여 '더 뉴 그랜저 테크 팝업 스토어'입니다. 보통 신차 행사는 디자인이나 화려한 공간 연출에 집중하기 마련인데, 현대차가 처음으로 '기술'만을 주제로 팝업 스토어를 꾸몄다는 점이 신선합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플래그십 세단인 만큼, 그 안에 녹아든 엔지니어들의 고민과 신기술을 가감 없이 보여주겠다는 자신감이 느껴지기도 하네요. 현장에서 살펴본 더 뉴 그랜저의 핵심 기술 변화를 조목조목 짚어보겠습니다.

한층 똑똑해진 1.6 터보 차세대 하이브리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단연 파워트레인입니다. 국내 최초로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1.6 터보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되었는데요. 최고 출력 239마력, 최대 토크 38.7kgf·m에 복합연비는 18.4km/L를 냅니다. 수치상의 성능 향상도 반갑지만, 진짜 핵심은 하이브리드 특유의 이질감을 지우기 위한 제어 기술에 있습니다.

감속하거나 멈출 때 엔진이 꺼지고 켜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진동을 P1 모터가 정밀하게 제어해 주는 '엔진 정지각 제어 기술'이 들어갔습니다. 덕분에 재시동 진동을 반으로 줄였다고 하네요. 여기에 엔진 진동과 반대되는 토크를 발생시켜 소음을 상쇄하는 '모터 역위상 제어 기술'까지 더해져 실내 정숙성을 한층 끌어올렸습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탈 때 웅성거리는 부밍음이 신경 쓰이셨던 분들에게는 꽤 반가운 소식일 것 같습니다.

공간의 한계를 극복한 뒷좌석 패키징

그동안 하이브리드 세단은 배터리 배치 문제 때문에 뒷좌석 공간 활용에 제약이 많았죠. 더 뉴 그랜저는 이 한계를 설계 변경으로 극복해 냈습니다. 시트 프레임과 배터리 구조를 최적화해서, 하이브리드 모델임에도 2열 리클라이닝 시트와 통풍 시트를 모두 집어넣었네요.

배터리 프레임 높이를 32mm 낮춰 공간을 확보했고, 기존에 문 아래쪽으로 흐르던 배터리 냉각 경로를 트렁크 뒤쪽으로 돌렸습니다. 시트가 뒤로 눕혀질 때 냉각 덕트와 간섭이 생기는 문제를 레이저 해석과 설계 최적화로 해결한 것이죠. 패밀리 세단으로서 뒷좌석 탑승객의 안락함까지 타협하지 않겠다는 엔지니어들의 집념이 보이는 대목입니다.

조용하고 안정적인 주행을 위한 뼈대 다듬기

플래그십 세단에 걸맞은 묵직하고 편안한 승차감을 위해 차체 연결부 강성도 대폭 보강되었습니다. 전륜 서스펜션 장착부 구조를 단단하게 다져 조향 반응을 높였고, 스티어링 휠과 차체를 잇는 카울 크로스바 파이프 두께를 늘려 바닥에서 올라오는 진동을 걸러내도록 했습니다. 내부 유압을 이용해 충격을 흡수하는 리바운드 스토퍼도 승차감을 부드럽게 만드는 데 한몫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입니다. 공기저항계수(Cd) 역시 기존 0.27에서 0.26으로 낮춰 고속 주행 시 효율성과 냉각 성능을 동시에 챙겼습니다.

플레오스 커넥트와 스마트 비전 루프가 만드는 디지털 공간

실내로 들어서면 현대차 최초로 선보이는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플레오스 커넥트'가 반깁니다. 17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구성되었는데, 생성형 AI 에이전트인 '글레오 AI'와 개방형 플랫폼이 탑재되어 개인 맞춤형 공간의 성격이 짙어졌습니다. 무선 업데이트(OTA)를 지원하니 차를 타는 동안 계속해서 진화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경험할 수 있겠네요.

여기에 송풍구를 숨겨 깔끔한 대시보드를 완성한 '전동식 에어벤트'와 기계식 블라인드 없이 버튼 하나로 유리의 투명도를 조절하는 '스마트 비전 루프'가 최초로 적용되었습니다. 스마트 비전 루프는 기존 파노라마 선루프보다 개방감이 42%나 넓어졌고, 열 차단 성능도 30% 좋아져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유지해 줍니다. 유리 사이의 특수 중간막 덕분에 비 오는 날 내부 대화도 더 또렷하게 나눌 수 있습니다.

일상의 불안을 줄여주는 안전 기술

마지막으로 안전 사양의 진화도 눈에 띕니다. 저속 주행 중 장애물이 있는 상태에서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급하게 밟으면 스스로 구동력을 제한하고 멈춰 서는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PMSA)'가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모델 최초로 들어갔습니다. 최근 늘어나는 페달 오조작 사고를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네요. 또한 좁은 골목길이나 막다른 길에서 전진했던 경로를 기억해 최대 50m까지 자동으로 후진해 주는 '기억 후진 보조(MRA)'도 적용되어 일상 운전의 스트레스를 덜어줍니다.

Editor's Note

이번 더 뉴 그랜저 테크 팝업 스토어는 현대차가 시장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잘 보여줍니다. 단순히 화려한 가죽을 두르고 크기를 키우는 전통적인 고급화 방식에서 벗어나, 보이지 않는 제어 기술과 하드웨어 구조 최적화, 그리고 부드러운 소프트웨어 연결성에 공을 들였습니다.

전동화 시대로 전환되는 과도기 속에서, 가장 대중적이면서도 상징적인 플래그십인 그랜저에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의 맛을 보여주는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을 대거 투입한 것은 영리한 선택으로 보입니다.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불편함(하이브리드 뒷좌석 공간 부족, 페달 오조작 불안감 등)을 기술적 아이디어로 정면 돌파하려는 흔적들이 돋보이는 변화였습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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