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속도전과 독자 AI의 결합, 현대차 자율주행의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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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속도전과 독자 AI의 결합, 현대차 자율주행의 셈법

얼마 전 성남 포티투닷 본사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미디어데이는 여러모로 흥미로운 자리였습니다. 엔비디아와의 협업 구조부터 독자 자율주행 AI의 개발 현황까지, 회사가 그동안 아껴왔던 속내를 아주 구체적으로 내비쳤기 때문인데요.

테슬라와 엔비디아를 거친 박민우 AVP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는 경쟁의 축이 완전히 이동했음을 짚었습니다. 이제는 엔진 출력이나 연비 같은 전통적 제조 스펙이 아니라, 도로 위 데이터를 얼마나 수집하고 이를 얼마나 빨리 AI 모델에 학습시켜 차량에 업데이트하느냐가 핵심이라는 이야기였죠.

속도감 있는 협업과 깊이 있는 내재화의 투트랙

현대차그룹이 내놓은 해법은 속도와 기술 내재화를 모두 잡겠다는 투트랙 카드입니다. 먼저 엔비디아의 드라이브 하이페리온10 인프라를 활용해 2028년부터 레벨2+ 및 레벨2++ 기능을 양산차에 빠르게 순차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동시에 포티투닷과 함께 독자 개발 중인 '아트리아 AI' 체계를 고도화해서 2029년 하반기부터 레벨2++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인데요. 엔비디아 솔루션이 글로벌 완성차 업체 다수가 공유하는 표준 인프라에 가까운 만큼, 현대차그룹만의 독자적인 차별화는 결국 2029년 선보일 아트리아 AI와 그 뒷받침이 될 데이터 플라이휠에서 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선두 그룹과의 데이터 격차, 어떻게 줄일까

다만 글로벌 시장의 시계는 더욱 빠르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웨이모가 수천 대의 로보택시로 주당 50만 건이 넘는 유상 운행을 이어가고 있고, 테슬라는 운전대가 없는 사이버캡으로 실전 데이터를 끌어모으기 시작했죠. 중국의 바이두 역시 누적 탑승 1억 건을 넘기며 압도적인 실전 주행 거리를 쌓았습니다.

이에 비하면 현재 현대차그룹이 운용하는 데이터 수집 전용 차량 40여 대는 다소 아담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연간 700만 대에 달하는 양산차 기반이 본격적으로 데이터 생태계로 연결된다면 추격의 발판이 마련되겠지만, 2029년까지 벌어질 실전 데이터의 격차를 어떻게 메울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입니다.

글로벌 브랜드들의 유턴과 현실적인 셈법

재미있는 점은 벤츠나 BMW 같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최근 레벨3 자율주행 옵션을 철회하거나 레벨2++로 보수적인 조정을 거쳤다는 사실입니다. 기술적 완결성과 엄청난 비용, 그리고 사고 발생 시 책임 문제 같은 제반 리스크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죠.

현대차그룹이 당장 성급하게 레벨3를 내세우기보다 레벨2++의 완성도를 극대화하고, 모셔널과 웨이모 파트너십을 다각도로 펼치는 것도 이러한 리스크 분산 차원으로 풀이됩니다.

Editor's Note

이번 미디어데이는 완성차 제조사에서 소프트웨어 중심 기업으로 변화하려는 현대차그룹의 솔직하고도 현실적인 고민이 엿보인 자리였습니다. 실리콘밸리식 데이터 파이프라인 체계를 도입하고 고도화된 하드 이그잼플 마이닝 기법을 적용하는 등 개발 프로세스 자체는 매우 세련되게 정돈되어 가고 있죠.

문제는 결국 '시간'과 '데이터의 밀도'입니다. 2029년이라는 양산 시점까지 글로벌 자율주행 선두권 업체들은 수십억 km의 실전 주행 데이터를 추가로 확보하게 될 텐데요. 현대차그룹이 가진 최대 무기인 '글로벌 대량 양산 능력'을 얼마나 빠르고 정교하게 데이터 플라이휠과 결합시킬 수 있을지, 모빌리티 업계 전체가 흥미롭게켜봐야 할 대목입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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