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를 버리고 아날로그를 택한 하이퍼카, 헤네시 블랙버드
전동화 파워트레인과 무수한 디지털 디스플레이, 운전에 개입하는 첨단 전자제어 장치로 가득 찬 최근 하이퍼카 시장에 꽤 이색적인 모델이 등장했습니다. 미국 고성능 제조사 헤네시(Hennessey)가 선보인 '블랙버드(Blackbird)'인데요.
수천 마력의 전기모터나 화려한 터치스크린 경쟁에서 벗어나, 온전히 운전자의 감각에 집중한 아날로그 하이퍼카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수동변속기와 물리 키의 직관적인 감성
헤네시 블랙버드의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실내 구조입니다. 중앙을 차지하는 커다란 디스플레이는 찾아볼 수 없고, 기어 연결 부위가 그대로 노출된 6단 수동변속기가 자리를 잡았죠. 시동 역시 버튼이 아닌 클래식한 물리 키를 넣어 돌리는 방식입니다.

대신 스마트폰을 거치할 수 있는 전용 홀더를 마련해 애플 카플레이나 내비게이션이 필요할 때만 스마트폰을 활용하도록 만들었습니다. 기술을 완전히 배제하기보다, 운전의 몰입감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철저히 정리한 모습입니다.

9,000rpm을 넘나드는 일모르 V8 자연흡기 엔진
파워트레인 역시 순수한 내연기관의 매력을 유지했습니다. 터보차저나 전기모터의 도움 없이 일모르(Ilmor)가 개발한 6.2리터 V8 자연흡기 엔진을 얹었는데요.

최고출력 800~850마력을 목표로 개발 중이며, 레드라인이 9,000rpm 이상에 달할 만큼 고회전 성향을 자랑합니다. 카본 파이버 터브와 바디를 활용해 차량의 공차중량을 3,000파운드(약 1,360kg) 미만으로 맞췄고, 0-60mph 가속 2.5초와 최고속도 시속 220마일(약 354km/h)의 성능을 갖췄습니다.

SR-71 정찰기에서 가져온 에어로다이내믹 디자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차량 외관은 고고도 정찰기인 '록히드 SR-71 블랙버드'의 유선형 디자인과 날카로운 라인을 재해석했습니다.

차량 속도가 시속 71마일에 도달하면 뒤편의 수직 안정판이 71도 각도로 펼쳐지는 가변 에어로 시스템을 적용했죠. 다이아몬드 형태로 배치된 4연장 배기 파이프는 최초로 음속을 돌파한 벨 X-1 항공기의 배기구를 모티브로 디자인되었습니다.

Editor's Note
헤네시 블랙버드는 수치상의 최고 수치나 전동화 기술을 과시하기보다, 운전자가 차량을 직접 제어할 때 느끼는 직관적인 감성에 초점을 맞춘 모델입니다. 수천 마력에 달하는 전기 하이퍼카들이 쏟아지는 시점에서, 도리어 6단 수동변속기와 자연흡기 V8 엔진을 조합한 것은 매우 독특하죠.
250만 달러라는 가격과 71대 한정 생산이라는 희소성을 갖춘 이 차는, 복잡한 전자장비와 중량 증가에 피로감을 느낀 수집가들에게 확실한 대안으로 다가갈 것으로 보입니다. 아날로그적인 드라이빙의 재미가 여전히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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