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자동차는 왜 KGM에 1,000억원을 투자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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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자동차는 왜 KGM에 1,000억원을 투자할까요?

중국 체리자동차와 KG모빌리티(KGM)의 협력 소식이 자동차 업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투자 규모는 7,5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081억 원 정도인데요. 체리의 전체 자금력에 비하면 그렇게 큰 액수는 아닙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이번 투자는 체리차의 잘 설계된 투자라는 점을 알 수 있죠.

현금 유출 없이 2대 주주 자리를 노리는 묘수

중요한 키워드는 바로 '자금 순환 구조'입니다. KGM이 기술사용료로 체리에 지급한 돈이 KGM의 사모 전환사채(CB)를 인수하는 자금으로 되돌아왔거든요. KGM 입장에서는 당장의 현금 유출 없이 하이브리드 플랫폼 기술을 얻었고, 체리는 현금 부담 없이 KGM의 잠재적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하게 되었죠.

만기 2029년까지 표면금리 0%로 발행된 이 CB가 주식으로 전량 전환되면 체리의 지분율은 16.22%까지 올라갑니다. 기술을 제공하고 지분 옵션을 챙기는 실속 있는 계약을 체결한 셈입니다.

글로벌 관세 장벽과 유휴 설비의 결합

체리가 한국의 KGM을 선택한 배경에는 글로벌 통상 환경의 변화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의 촘촘한 관세 장벽을 회피하려면 중국 밖의 생산 거점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체리는 스페인이나 남아공처럼 유휴 공장 설비를 활용해 해외 영역을 확장해왔는데요. 평택에 연 20만 대 규모의 생산 설비와 숙련된 인력을 갖춘 KGM은 체리에 매력적인 파트너였습니다. KGM의 수출망과 브랜드를 활용하면 중국산 브랜드라는 부담을 줄이는 효과도 거둘 수 있습니다.

기술 협력의 확대와 해결해야 할 숙제들

양사의 협력은 플랫폼을 시작으로 SDV 소프트웨어나 자율주행, 차량용 반도체 분야로 넓어지고 있습니다. KGM 입장에서는 독자 개발에 들어갈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는 기회가 됩니다.

다만 개발 주도권을 잃지 않는 균형감이 필요해 보입니다. 아울러 미국의 커넥티드카 규제처럼 중국계 기술이 탑재된 차량에 대한 제재 움직임도 함께 살펴야 할 변수입니다. 2027년 8월 체리의 전환청구권 행사 시점이 오면 양사의 관계가 어떻게 재편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Editor's Note

과거 상하이자동차의 쌍용차 인수 시절과 비교하면 중국 자본의 해외 진출 방식은 진화했습니다. 무작정 경영권을 사들이던 방식에서 벗어나, 현지 파트너의 생산 거점과 통상적 지위를 적극 활용하는 전략을 보여주고 있죠. KGM 입장에서는 전동화 전환의 급한 불을 끌 파트너를 얻었지만, 핵심 기술의 외주화가 고착되지 않도록 독자적인 브랜드 가치와 기획력을 유지하는 지혜가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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