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원 넘던 휴게소 커피·간식, 12월부터 가격 거품 빠진다

Share
1만 원 넘던 휴게소 커피·간식, 12월부터 가격 거품 빠진다

장거리 시승이나 주말 드라이브를 떠날 때 휴게소에 들러 따뜻한 커피 한 잔과 간식을 사 먹는 재미는 운전의 소소한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휴게소 물가를 보면 "시중 매장보다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려우셨을 겁니다.

커피 한 잔과 간식 몇 개만 집어도 금세 1만 원을 훌쩍 넘기 일쑤였는데요. 정부가 마침내 이 고질적인 휴게소 물가 체계의 수술에 나섰습니다.

비쌀 수밖에 없었던 원인, '불합리한 다단계 수수료'

그동안 고속도로 휴게소가 비쌌던 이유는 물가 상승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복잡하게 얽힌 다단계 계약 구조 때문이었죠.

한국도로공사가 민간 운영업체에 운영권을 넘기면, 운영업체가 다시 실질적으로 음식을 파는 입점업체와 계약을 맺는 형태였습니다. 유통 단계가 늘어나다 보니 수수료가 중복으로 붙었습니다. 운영업체는 입점업체 매출의 무려 33%를 수수료로 떼어가고, 도로공사는 운영업체 매출의 13.9%를 임대료로 가져갔던 것이죠.

결국 매출의 30% 이상을 임차료로 내야 했던 소상공인 입점업체들은 단가를 올리거나 재료비를 줄일 수밖에 없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갔습니다. 저가 커피 브랜드는 높은 수수료를 감당하지 못해 입점조차 못 했고, 편의점의 통신사 할인이나 1+1 프로모션도 불가능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임대료 8%로 대폭 인하, 이권 카르텔 청산까지

정부가 발표한 개편안의 핵심은 도로공사와 입점업체 사이의 중간 운영업체를 축소하고 '공공관리회사'를 도입해 직접 계약 구조로 바꾸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입점업체의 평균 임대료는 매출액 대비 기존 33%에서 8% 수준으로 4분의 1가량 뚝 떨어지게 됩니다. 임대료 부담이 획기적으로 줄어드는 만큼, 앞으로는 시중의 저가 커피 브랜드나 다양한 맛집들이 휴게소에 들어올 수 있는 길 열립니다.

더불어 입찰 과정의 불공정성도 개선됩니다. 도로공사 퇴직자 단체인 '도성회'나 자회사, 현직자 및 퇴직자 친인척의 입찰 참여를 전면 제한하여 오랫동안 지적되어 온 내부자 특혜와 독점 카르텔을 차단하기로 했습니다.

언제부터 체감할 수 있을까?

새로운 운영 방식은 올해 12월 신설되는 합천호(상·하행선) 및 월출산 휴게소를 포함한 8개 거점부터 우선 적용되며, 내년까지 전국 100여 개 휴게소로 확대될 예정입니다.

다만, 민간 자본으로 지어진 민자고속도로 휴게소의 경우 이미 체결된 계약 구조 때문에 당장 강제 적용은 어렵고 수수료 인하 권고 조치만 이뤄진다는 점은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Editor's Note

고속도로 휴게소는 단순한 쉬어가는 장소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중요한 모빌리티 인프라이자 이동의 즐거움을 완성하는 라이프스타일 공간입니다.

오랜 기간 유지되어 온 불합리한 수수료 구조와 이권 구조가 개선되어, 운전자들이 부담 없는 가격에 높은 품질의 음식과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오는 12월부터 바뀔 고속도로 휴게소의 풍경을 관심 있게 지켜봐야겠습니다.

#고속도로휴게소 #휴게소물가 #한국도로공사 #휴게소간식 #휴게소임대료 #모빌리티 #운전 팁 #신차소식 #원선웅

Read more

렉서스가 세단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 8세대 신형 ES 시승기

렉서스가 세단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 8세대 신형 ES 시승기

SUV가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은 요즘이지만, 세단이 주는 독보적인 승차감과 정숙성은 여전히 자동차 마니아들의 마음을 사로잡죠. 렉서스를 대표하는 간판 세단 ES가 8세대 풀모델체인지를 거쳐 국내 시장에 상륙했습니다. 대형 플래그십에 육박하는 차체와 압도적인 존재감 8세대 신형 ES는 개선된 GA-K 플랫폼을 기반으로 차체 크기를 대폭 키웠습니다. 전장은 상급 플래그십 세단인 LS에

By 원선웅
규제라는 방패와 현지화라는 창, 유럽 자동차 무대의 새로운 국면

규제라는 방패와 현지화라는 창, 유럽 자동차 무대의 새로운 국면

2026 파리모터쇼 현장은 확실히 2년 전과 분위기가 많이 달랐습니다. 모터쇼 전시장 곳곳을 채운 중국 브랜드들의 부스와, 개막 직전 발표된 EU와 중국의 하이브리드차 수입 상한제 합의 소식까지 어우러져 긴장감이 감돌았죠. 연간 35만 대라는 수입 제한 조치가 과연 유럽 시장의 흐름을 뒤바꿔 놓을 수 있을지 깊이 생각해 보게 만드는 순간이었습니다. 실적으로 확인

By 원선웅
르노의 한국 전략, 전기차보다 먼저 바뀌어야 할 것들

르노의 한국 전략, 전기차보다 먼저 바뀌어야 할 것들

르노가 한국 시장에서 새로운 방향을 잡고 있습니다. 2027년 하이브리드 신모델을 투입하고 2028년에는 국내 생산 순수 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입니다. 부산공장을 글로벌 수출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죠. 파리모터쇼에서 만난 르노의 글로벌 영업·기술·디자인 책임자 세 명의 발언을 종합하면, 르노가 준비하는 변화는 신차 몇 대를 추가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습니다. 생산기지의 역할과

By 원선웅
푸조가 선택한 멀티에너지와 원가 절감, 그리고 한국 시장의 미래

푸조가 선택한 멀티에너지와 원가 절감, 그리고 한국 시장의 미래

전통의 유럽 자동차 브랜드들이 급격한 전동화 파도 속에서 각자의 돌파구를 찾아 헤매는 요즘입니다. 이번 파리 모터쇼 현장에서 만난 푸조 브랜드의 수장, 알랭 파베이(Alain Favey) CEO와의 인터뷰는 푸조가 앞으로 어떤 생존 방식을 택했는지 명확히 보여주었습니다. 완벽한 순수 전기차 전환만을 강제하기보다 현실적인 타협안과 기술 혁신을 동시에 쥐겠다는 전략입니다. 고객의 선택권을 지키는

By 원선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