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원 저렴한 하이리무진? 기아 카니발 하이루프 HEV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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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 원 저렴한 하이리무진? 기아 카니발 하이루프 HEV 시승기

카니발에 ‘높이’를 더한 신차가 나왔습니다

패밀리카 시장이나 법인용 수송차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차를 꼽으라면 단연 기아 카니발이 아닐까 싶어요. 이번에 기아에서 조금 특별한 카니발을 내놓았습니다. 바로 ‘카니발 하이루프’라는 모델인데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차 천장을 270mm 끌어올려 엄청난 머리 위 공간을 확보한 차입니다. 보통 이렇게 천장이 높은 카니발이라고 하면 다들 7,000만~8,000만 원을 훌쩍 넘어서는 ‘카니발 하이리무진’을 먼저 떠올리시죠? 하지만 하이루프는 하이리무진에서 다소 과했던 옵션들을 덜어내고, 오직 ‘넓은 실내 공간’이라는 본질에 집중했거든요.

겉보기엔 하이리무진, 속은 알찬 실용주의

외관을 보면 차체 상단으로 솟아오른 스틸 루프 덕분에 존재감이 상당합니다. 높이가 커진 만큼 차가 한층 더 웅장해 보이는 느낌을 주죠. 루프 주변에 깔끔한 크롬 라인을 두르고 뒷부분에 대형 LED 보조제동등을 달아서 시인성도 높였습니다.

휠은 19인치가 들어가지요. 차고가 높아진 만큼 무리하게 큰 휠을 끼우기보다는 승차감을 챙기려는 세팅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도로를 달릴 때 불필요한 잔진동을 잘 다스려주는 편이에요.

1열 운전석에 앉아보면 일반 카니발과 커다란 차이는 느껴지지 않아요. 하이브리드 모델답게 계기판이나 인포테인먼트 화면에서 전기 모드 주행 비율이나 연비 흐름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전용 메뉴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냉각 기능이 들어간 스마트폰 무선 충전 패드 같은 요소들도 소소하게 유용하고요. 다만 다이얼식 기어 변속기는 손에 착 감기는 느낌이 조금 아쉬워서, 차기 모델에서는 컬럼식으로 바뀌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하이루프의 진짜 가치는 2열과 3열에서 나옵니다

이 차의 진짜 하이라이트는 2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설 때 느껴집니다. 천장고가 대폭 높아진 덕분에 허리를 깊숙이 숙이지 않고도 3열까지 편하게 걸어 들어갈 수 있어요. 아이들이나 어르신들이 탈 때 정말 편리하겠죠?

실내 천장은 스웨이드 소재로 깔끔하고 정갈하게 감싸져 있고, 누르면 부드럽게 내려오는 팝업식 LED 독서등이 달려 있어서 은근히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2열 시트 열선과 통풍, 220V 콘센트 같은 편의사양도 잘 갖춰져 있고요.

3열에도 전용 송풍구와 C타입 포트, 컵홀더가 잘 준비되어 있어서 6명 정도가 탑승했을 때 가장 최적의 쾌적함을 누릴 수 있습니다. 6인 이상 타면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를 달릴 수 있다는 점도 아주 큰 장점이죠.

하이리무진과 무엇이 다르고, 왜 1,000만 원이 저렴할까요?

많은 분들이 가장 궁금해하실 부분이 바로 “하이리무진과 뭐가 다른가?”일 것 같아요. 하이리무진에는 천장에 21.5인치 대형 모니터가 달리고, 화려한 밤하늘 무드등, 냉온 컵홀더, 전용 사이드 스텝 같은 화려한 옵션들이 듬뿍 들어갑니다.

반면에 하이루프는 이런 과한 옵션들을 과감하게 뺐습니다. 요즘은 뒷좌석 탑승자들이 각자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을 쓰는 경우가 많다 보니, 굳이 비싼 순정 모니터가 필요 없는 분들도 많거든요. 차체 뼈대와 스틸 루프 구조는 하이리무진과 완전히 똑같아서 넓은 헤드룸과 안전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가격은 무려 1,000만 원가량 낮춘 6,000만 원 대(시승차 풀옵션 기준 6,721만 원)로 만나볼 수 있게 된 겁니다.

1.6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의 주행 감각은?

2.2톤이 넘어가는 거구에 1.6리터 터보 하이브리드로 괜찮을까 걱정하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전기모터가 출발할 때 강력한 토크로 힘을 보태주기 때문에 초기 발진 가속이 전혀 답답하지 않습니다. 모터가 엔진의 소형 배기량 한계를 아주 잘 메워주는 느낌이에요.

다만 급감속 후 다시 급가속을 진행할 때 가끔 변속기와 모터의 호흡이 미세하게 어긋나면서 가속 응답이 한 박자 늦어지는 순간이 있기는 합니다. 그래도 전반적인 하체 서스펜션 세팅이 예전 카니발들에 비해 훨씬 단정해졌어요. 차고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방지턱이나 노면 잔진동을 훌륭하게 걸러내어, 운전자는 물론 탑승객도 한결 편안한 승차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Editor's Note

이번 기아 카니발 하이루프의 출시는 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눈에 띄는 ‘실용적 프리미엄(Rational Premium)’ 트렌드를 아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대형 MPV 시장에서 ‘높은 천장’을 얻으려면 어쩔 수 없이 화려하고 비싼 의전용 옵션까지 패키지로 구매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은 다변화되고 있죠. 아이들을 키우는 아빠들이나 쾌적한 셔틀이 필요한 법인 수요층에서는 과시성 옵션보다 ‘탁 트인 헤드룸’과 ‘합리적인 유지비(하이브리드)’를 동시에 충족하는 차를 원하고 있었습니다.

기아는 이러한 시장의 니즈를 정밀하게 포착해, 하이리무진의 핵심 뼈대만 가져오고 나머지를 담백하게 재구성했습니다. 전기차 전환 속도가 다소 조절되는 현시점에서, 완성도 높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과 실용적인 하이루프의 조합은 당분간 패밀리카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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